
롱블랙 프렌즈 C
여러분은 좋아서 시작한 일을 지금도 좋아하고 있나요? 첫 설렘은 몇 년이면 옅어지고, 언젠가부턴 ‘해야 하는 일’이 돼버리곤 하죠.
그런데 60년 넘게 같은 걸 그리면서도 첫 마음을 잃지 않은 화가가 있어요. 98세를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죠.
“저는 그림을 사랑해요. 그림이 제게 왔어요.”
_웨인 티보, 2018년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인터뷰에서
그의 이름은 웨인 티보Wayne Thiebaud. 미국 캘리포니아를 대표하는 화가예요.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예술 훈장을 받았고, 캘리포니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죠. 그는 2021년, 101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매일같이 그림을 그린 화가였어요.
그는 어떻게 자기 일을 오래 사랑할 수 있었던 걸까요? 그 마음을 알고 싶어, 웨인 티보의 세계를 파고들어 봤어요. 지금 서울 DDP에서 열리고 있는 웨인 티보 회고전*에도 다녀왔죠.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1 웨인 티보 전 : The Order of Things」. 2026년 9월 19일부터 2027년 2월 21일까지 열린다.
Chapter 1.
평생 ‘군침 도는 그림’을 그린 화가
웨인 티보는 ‘보기만 해도 입맛이 다셔지는 그림’을 그렸어요. 무슨 뜻이냐고요? 웨인의 작품을 보면 알 수 있어요. 「둥글게 놓인 디저트Dessert Circle」(1992~1994)란 작품을 볼까요?

커다란 원판 위, 디저트들이 빙 둘러앉아 있어요. 층층이 크림을 바른 케이크 한 조각, 샛노란 레몬 머랭 파이, 은빛 잔에 담긴 민트색과 분홍색 아이스크림 두세 스쿱. 그림에서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것만 같죠.
다른 그림도 마찬가지예요. 이번엔 그가 2000년에 완성한 「막대 사탕과 과자Suckers and Sweets」. 롤 모양의 과자와 큼지막한 막대사탕, 노란색, 분홍색, 연두색의 작은 머랭쿠키 등이 놓인 모습이 그려져 있죠. 그림만 봐도 괜히 충치가 생길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